사모 펀드 기업들 왜 맨해튼 다가구 빌딩 투자 늘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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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 맨해튼 콘도, Photo by Laurenz Heymann on Unsplash

올해 초 맨해튼 렌트비가 급등하기 전 블랙스톤 그룹(Blackstone Group)은 파이낸셜 디스트릭트에 위치한 아파트 타워를 9억 3천만 달러에 매입했다.

KKR은 이스트 리버(East River) 지역을 따라서 위치한 브루클린의 세금 면제 아파트 건물들을 매입하기 위해 지난 2년 동안 10억 달러 이상의 투자를 진행했으며, 칼라일 그룹(Carlyle Group)은 같은 지역의 작은 건물들을 매입했으며 총 투자 금액은 적어도 5억 달러 이상인 것으로 나타났다.

사모 펀드 기업들은 최근 몇 년 동안 패션 산업에서 생명 과학 산업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투자를 이어나가고 있으며, 뉴욕 타임스는 “사모 펀드 기업들이 금융 산업의 슈퍼마켓과 같은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라고 표현하기도 했다.

사모 펀드 기업들의 투자 포트폴리오가 다양화되면서 프라임 부동산에 대한 파이도 증가하고 있다. 사모 펀드 기업들은 팬데믹 이후 부동산 시장 회복에 가장 큰 견인 역할을 하고 있으며, 콘도와 아파트 등 다가구 부동산 투자 금액은 7년 전 이후 볼 수 없었던 규모까지 크게 증가했다.

하지만 각 기업들은 다른 유형의 부동산 자산을 늘리고 있어, 각기 다른 방식의 전략으로 투자를 진행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MSCI 부동산의 짐 코스텔로(Jim Costello)는 “기업들은 다양한 포트폴리오를 원하고 있습니다”라고 전했다.

사실, 사모 펀드 기업들이 뉴욕 아파트에 관심을 갖고 투자를 시작한 것은 새로운 일이 아니다. 블랙스톤은 2015년부터 맨해튼 이스트 사이드에 위치한 11,000세대 규모의 스타이브산트 타운(Stuyvesant Town) 아파트 단지를 소유하고 있었다. 칼라일 그룹은 브루클린 부동산 포트폴리오를 늘리기 이전에 이미 롱 아일랜드 시티의 임대 타워 1 QPS와 타임 스퀘어에 위치한 43층 규모의 리츠 플라자(Ritz Plaza)를 소유하고 있었다.
지난 십 년간 부동산 투자 사업을 구축해온 KKR은 뉴욕 시장에 진입한 상대적으로 새로운 기업으로 뉴욕 부동산 시장의 신흥 자금 유입을 의미한다.

하지만 사모 펀드 기업들의 부동산 투자 방식은 예전과는 다른 양상을 보이고 있다. 임대료 규제를 받고 있는 오래된 빌딩을 구입해 수리를 마친 뒤 되파는 플립(Flip) 투자 방식보다는 임대료 현금 흐름이 있고 규제로부터 자유로운 자유 시장 건물을 중점으로 투자를 이어나가고 있다.

블랙스톤은 8 스프루스 스트리트(8 Spruce Street)에 위치한 900세대의 게리 타워(Gehry tower)를 매입했으며, 이 거래는 올해 지금까지 뉴욕 최고가 부동산 거래로 기록됐다.

아리엘 프라퍼티 어드바이저(Ariel Property Advisors)에 따르면 맨해튼의 다가구 콘도 및 아파트 매입에 총 44억 달러가 투입됐으며, 이는 2015년 이후 최고 기록이다.

팬데믹 이후 급증한 수요로 인해 세입자 입찰 전쟁이 발생했으며 이로 인해 맨해튼 렌트도 급등했다. 더글러스 엘리먼(Douglas Elliman)의 보고서에 따르면 맨해튼 월세는 2월 이후 매달 기록을 경신을 하고 있으며, 7월 평균 렌트는 사상 최고치인 4,100달러를 기록했다.

투자자 관점에서 다가구 빌딩인 아파트나 콘도는 인플레이션 대비책으로 매력적인 부동산 투자처로 각광받고 있다.

에리엘 프라퍼티 어드바이저 데이터에 따르면 월세 제재를 받지 않는 자유 시장 다가구 부동산 자산은 올 상반기 부동산 매출의 75%를 차지했다.

뉴욕주 정부는 2019년 주택 공급 안정화 및 임차인 보호법을 시행해 건물주가 임대료를 마음대로 할 수 없도록 했다.

뉴욕 임대 부동산 시장은 점점 더 경쟁이 심해질 것으로 보인다.

뉴욕 부동산 위원회(Real Estate Board of New York)에 따르면 뉴욕은 예상되는 인구와 일자리 증가세를 따라잡기 위해 2030년까지 56만 세대의 주택 건설이 필요하다.

2019년 임대료 제한 법의 의도하지 않은 결과로 도시에 약 2만 세대의 아파트 및 콘도가 비어있다. 건물주들은 수리를 하고 월세로 내놓을 때 오히려 돈을 잃게 된다고 주장하고 있다. 신규 개발 빌딩의 일부 세대를 저렴한 주택 공급 세대로 지정하고 재산세 감면을 받을 수 있는 421-a 세금 조항은 6월 만료됐기 때문에 미래에 주택 공급 물량은 더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뉴욕 다세대 빌딩 부동산 투자 수익률은 현재 5.2%로 평가되고 있으며 이는 미국 전국 평균인 3%보다 월등히 높은 수치로 뉴욕 부동산 시장이 상대적으로 덜 과열되고 저렴한 투자 대안임을 의미한다.

투자자들은 최근 몇 년 동안 고성장 지역이었던 선 벨트(Sun Belt: 캘리포니아, 플로리다, 네바다 등) 지역 투자 포트폴리오를 매각하고 맨해튼으로 돌아오는 역 이동 현상을 보여주고 있다.

다가구 시장 붐이 일어난 마지막 시기는 블랙스톤 그룹이 맨해튼의 스타이브산트 타운(Stuyvesant Town)을 50억 달러에 매입했던 2015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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