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 성공 스토리]김후니 (Hooni Kim), 미슐랭보다 값진 음식에 대한 철학을 가진 자랑스러운 한국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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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 셰프, 김후니 Hooni Kim

30~50석의 맨해튼의 작은 식당 ‘단지’와 ‘한잔’. 바로 스타 셰프가 후니 김(한국명 김훈·42) 대표가 운영하는 한식당이다.

2010년 12월과 2012년 12월 각각 개점했지만 이미 가장 유명한 한식당 중 하나로 성장한 곳들이기도 하다. 단지는 2011년과 2012년 2차례 미슐랭 별점을 받았으며 한잔은 2013년 뉴욕타임스가 선정한 뉴욕 10대 레스토랑에 한식당으로는 유일하게 이름을 올렸으며 한잔의 라면은 빌리지 보이스가 선정한 최고의 셰프에 선정됐다.

단지와 한잔에서는 고객의 80% 이상이 타민족일 정도로 비한인들에 더 잘 알려진 곳이지만 몇 년 전 한국 올리브 TV의 요리 서바이벌 오디션 프로그램 ‘마스터 셰프 코리아’ 시즌 3의 심사위원으로 참가하면서 단지와 한잔은 이제 한국인 미식가들의 빠질 수 없는 관광코스가 됐다.

출처 Hooni Kim_Facebook

그가 처음으로 의사를 관둔다고 말했을 때, 그의 어머니는 외동아들인 그와 거의 1년 동안 말하지 않았다고 한다. 그는 성공적인 셰프가 되기로 한 그의 선택을 증명해보여야만 했다. 2011년 그의 식당 단지는 미슐랭 별 1개를 받았다. 한식당이 처음으로 미슐랭 별을 받은 것이기도 했다.

그는 서울에서 태어나, 가족과 함께 3살 때 런던으로 이주했다가 10살 때 뉴욕에 정착했다. 전형적인 1세대 아시아 부모님이 그러하듯, 그는 어머니의 기대를 따라 UC 버클리 대학에서 생물학을 전공하고 코네티컷 주립대학교에서 3년 간 의학을 공부했다. 그러나 의대 졸업 1년을 앞두고, 편두통이 심해 의사로부터 쉬라는 권유를 받았다. 그는 머리를 식힐 겸 취미활동 겸 프랑스 요리학교(The French Culinary Institute)에서 10개월 간 요리를 배웠는데, 이때부터 그의 인생 행로가 바뀌게 되었다. 의대 대학원 재입학까지 3개월이 남아 현장 경험도 쌓자는 생각으로 뉴욕의 유명 프랑스 레스토랑인 미슐랭 3 스타 ‘다니엘’에서 공짜로 일하겠다고 들어갔다가 2주 후엔 보수를 받는 정식 직원이 된다.

2005.11~2007.11 ‘다니엘’ 주방에서, 우측에서 두 번째가 김훈이 셰프

두 살때부터 아들을 홀로 키우며 의사 아들을 바라시던 어머니와 의사 남편을 바라고 있던 아내의 반대가 심해서 절대 쉽지 않았다. 그렇기 때문에 열 살이나 어린 동료들과 뒤섞여 죽기 살기로 매달려 노력했다. 의사 가운 대신 하얀 조리복을 입고, 메스 대신 식칼을 든 그는 다니엘에서 미친 듯 2년 간 일했고, 뉴욕에서 가장 비싼 일식 레스토랑이자 미슐랭 3 스타 ‘마사’에서 2년 간 더 일했다.

그 뒤 그는 2010년 맨해튼 헬스키친 지역에 ‘단지(Danji)’를 개업한다. 한국 산골 마을에서 된장, 고추장 등 전통 한국 장을 공수해와 한식 맛을 그대로 살렸다. 메뉴는 잡채, 부대찌개, 은대구 조림 같은 정통한식과 더불어 햄버거 빵에 불고기와 제육볶음을 넣은 요리 등의 퓨전 한식으로 나누어 구성했다. 오픈한 지 다섯 달이 지나자 입맛 까다롭기로 유명한 뉴요커들이 몰려들었다. 15평 규모의 20여 개 좌석이 꽉 차고 예약을 받지 않아 문밖에 웨이팅 라인이 이어질 정도였다. 그리고 일 년도 채 안 되어 가장 맛있는 한국 레스토랑으로 한식 최초 미슐랭 별 하나를 받았다.

그는 도전을 멈추지 않고, 2012년에 한국식 주막 ‘한잔’을 열었다. 놀랍게도 막걸리, 어묵탕, 떡볶이, 순대, 짜장라면 같은 한국의 대표 간식에 뉴요커들이 환호를 보냈다.

보통 아시아 음식이 미국에 진출하면 미국인들의 입맛에 맞춘답시고, 고유한 맛을 잃어버리기에 십상이다. 그러나 그는 한국 정통의 맛을 포기하지 않고 뉴요커들에게 한국의 음식을 가르쳐주겠다고 마음먹었다. 그는 전통적이면서도 현대적으로 한국 음식을 풀어내려고 노력했다. 한식 고유의 맛을 위하여 직접 한국에서 재료를 공수하고, 조미료를 전혀 쓰지 않는 노력도 아끼지 않았다.

그에게 된장은 없어서는 안 될 소중한 재료이다. 한국에 몇 농부들과 친분을 쌓으며 깊은 향이 베인 된장을 만들기 위해 연구해왔다. 또한 추수 계절에는 와인처럼 된장 발효에도 신경을 쓴다. 그는 그의 식당에서 한식의 뿌리인 된장, 고추장, 간장으로 만든 정통음식을 만들어 이를 널리 알리고 싶다고 말했다.

단지의 메뉴는 구분부터 특이하다. 외국에 진출한 한국 식당들 또는 외국인 고객을 위해 만든 한식당의 영어 메뉴판은 한국만의 고유한 요리를 굳이 영어로 풀어 설명하려다 보니, 고유함을 잃으면서 한국음식을 처음 체험하는 외국인에게 특별한 느낌을 주지 않는다. 그러나 그는 전통 한국 메뉴를 영어 발음대로 그대로 적음으로써, 한국에서 먹는 맛 그대로를 전달하려고 노력했다. 현대 메뉴의 경우에는 특별한 이름은 없지만, 본인이 이해한 한국 음식을 창조했다. 맛은 한식이지만 음식을 선보이는 방식은 한식이 아닌 것이다. 예를 들자면, 불고기는 고기의 질감이 중요하다고 생각하여 필레미뇽(쇠고기 안심 또는 등심)을 사용하고, 파무침/ 오이 김치와 함께 먹기 쉽도록 마치 햄버거처럼 빵에 넣어 번(Bun)으로 만들었다. 그는 현대 메뉴에는 미국 한국인 1.5세대인 본인의 정체성을 담았다고 말했다.

이처럼 프랑스 식당, 일식당에서 일하면서 배운 요리 테크닉을 한국 음식과 결합하는 것이 ‘단지’의 차별화된 점 중 하나이다. 예를 들면, ‘단지’의 갈비찜은 손님들에게 내놓기 3일 전부터 준비한다. 프랑스식 ‘브레즈(뭉근한 불에 오랜 시간 익히는 것)’기법을 이용하는데, 고기를 양념한 뒤 24시간 동안 재우고 익히는 등 손이 많이 가지만, 그러고 나면 고기가 안팎으로 맛이 같고 부드러워진다.

일부에서 퓨전 한식이라는 의견도 있었지만, 그는 자기 음식들이 진짜 한식이라고 자부한다.

‘단지’와 ‘한잔’은 가격 면에서도 승부수를 두었다. 미슐랭 스타를 받은 스타 셰프의 식당이니 무척 비쌀거라고 지레 겁먹을 필요가 없다. 식당에 지불하는 음식값에는 음식만 포함되어 있는 것이 아니다. 식당의 분위기도 좋아야 하고, 그릇도 비싼 걸 써야 하고, 공간도 충분히 넓어야 하며, 동네도 좋아야 한다. 그런데 후니 킴은 본인이 돈을 쓰는 건 재료와 직원, 둘 뿐이고 그것이 바로 그의 식당이라고 말한다. 이곳에 와인 글라스는 5천 원짜리이고 냅킨은 천이 아니고 종이이며, 동네 또한 비싼 동네가 아니다. 그렇지만 이것들은 그에게 중요하지 않다.

출처 Hooni Kim_Facebook

2013년 한식 세계화 홍보대사로 임명된 김훈이 셰프는 케이 푸드 월드 페스티벌의 심사를 맡고, 케이블 채널의 인기 요리 서바이벌 프로그램 ‘마스터 셰프 코리아’의 심사위원으로 선정되어 한국에서도 이름을 알리게 되었다.

그는 식당을 한다는 것이 매일 매일 사람들을 기쁘게 할 수 있어서 좋다고 말한다. 매일 매일 짧은 시간에 노력을 다해서 바로바로 성과를 확인하는 일에 희열을 느낀다고.

또 하루에 16시간을 서서 하는 일이 요리인데도 불구하고, 일을 하면서 행복한 자신을 발견했다고 한다. 평생 할 일이라면 나 자신이 행복한 일을 해야 한다고 말한다. 내가 좋아하는 일을 하지 않으면 나 자신이 행복할 수 없고, 아내도 가정도 행복해질 수 없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김후니 셰프는 특별히 젊은 사람들에게 남의 눈을 의식해서, 사회적인 시선 때문에 나의 인생을 희생하지 말라고 얘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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